그냥일상/망상취미 2

파울 클레, 황금물고기,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그림

한 무리의 젊은 사람들이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저들은 행복해서 다행이야.'문득 나는 같이 웃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걸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가상인물들은 스토리 안에서 모두 조연이었다. 주인공의 친구, 주인공의 형제, 자매, 이웃. 내 스토리 상에서 주요인물들은 메인 스토리의 외전이라는 전제가 항상 붙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주인공으로 내 삶을 못 살고 있다는 의미일까? 상상속의 나를 대변하는 페르소나 조차 조연을 담당하며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이 아쉬운 걸까? 하지만 조연으로서의 인물은 자신만의 인생이 있다. 그들은 실상 주인공을 돕거나 서포트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만의 주관성에 의한 것이다. 다만 누구의 논점에서 보느냐가 문제일..

루소, 모네, 로스코 그리고 RP의 사무실

RP는 리얼리스트 여성 CEO이다. 3개국어를 하는 지성, 카리스마, 미모, 좋은 집안을 가진 외부에서 보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이다. 그녀의 사무실은 그녀처럼 아담하고 독특하다. 값나가 보이는 모던한 장식품들이 산재해 있고 어두운 파란색으로 페인트칠한 사무실 벽은 보통의 회사와는 다른 느낌이다. 손님으로써 사무실 가운데를 차지하는 작은 원형 테이블에 앉으면 세 점의 그림이 보인다. 먼저 앙리 루소가 가장 눈에 띈다. 당연한 일이다. 앙리 루소의 그림은 이국적이며 매혹적이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정글, 마치 밤의 정글 같은 그의 작품은 이 사무실에 잘 어울린다. RP가 잘 입는 검은색 원피스와도 상통한다. 루소는 확실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평일에는 세관의 일을 하고 주말에만 그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