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쓰고 느끼고/영화 4

For Sisterhood,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작년부터 기다렸던 영화 작은 아씨들. 예고편과 포스터만으로도 무척 기대되었다. 원작 소설 작은아씨들은 상당히 여러번 읽어서 내용은 다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재해석을 했는지가 궁금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느낌은 '다르다'였다. 원작과 기존의 공식들을 해체해서 재편집한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이라고 해야 할까. 1. '현재'와 '회상', '현실'과 '환상' 영화는 원작이나 그 간의 영화들처럼 자매들의 어릴 적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네 자매 중 둘째 조는 뉴욕의 출판사에 자신의 글을 팔러 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아픈 베스를 간호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회상하듯 어릴적 이야기가 펼쳐진다. 먼저 비주얼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마치 가(家)의 현재와 회상 부분의 씬 분위기가 ..

영화 '조커' 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점 5가지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조커'. 다크라이즈 이후에 배트맨보다 더 인기가 많아진 것 같다. 영화 '조커'는 한 인간이 악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매우 개인적인 조커의 입장에서 바라보았고,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재미있는 점 5가지를 발견했다. 1. 캐릭터의 변화, 융합 먼저 아서 플렉/광대/조커의 관계이다. 영화는 시간 순서에 따라 아서플렉->분리된 두 캐릭터->조커로 변화한다. 초반부의 광대분장을 한 아서 플렉을 보면, 그는 불량배에게 얻어맞으면서도 반항하지 못하는 약한 존재이다. 그리고 그는 총을 가지게 되고, 광대분장을 한 아서는 총으로 살인이라는 악행을 저지른다. 광대분장을 하지 않은 아서는 착하고 약한 존재일 뿐이다. 그는 신문이나 광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존재감을 느낀다. ..

T2: 트레인스포팅 2 (T2: Trainspotting 2, 2017)

Iggy Pop의 Lust for Life가 먼저 생각나는 영화. 거침없이 달리던 그들이 중년이 되어 돌아왔다. 두근거렸다. 내 10대의 최고 영화로 꼽았던 트레인스포팅이 2번째로 돌아 오다니. 감독이 바뀐 것도, 배우가 바뀐 것도 아니다. 아아 달라진 건 대니 보일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붙은 거구나. 암스테르담으로 떠났던 마크는 심장발작이 일어난 뒤에 고향을 찾아 에딘버러로 돌아 온다. 그리고 T1에서 가지고 튀었던 돈을 가지고 돌아온다. 그간의 물가 상승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마크. ㅎㅎ 게다가 에딘버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할 수 없는 도시가 되었고 동유럽에서 온 아가씨들이 에딘버러의 관광객을 환영하는 (여러가지 의미로) 장소가 되었다. 어머니는 일찍이 돌아가셨고, 그의 방은 떠날 ..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에 대하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마디로 나에게는 2018년 최고의 영화이다. 누군가의 인생영화를 소개받을 때 고개를 갸웃할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은 최고의 코미디 영화로 오스틴 파워 시리즈를 들기도 한다. 개인의 취향도 있지만, 영화에 대한 선호도는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누가 만들었는가와 전혀 무관한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디 알렌이나 오손 웰즈,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나에게 그다지 흥미없는 쪽이다. 오히려 얼마전에 본 말도 안되는 B급 코미디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사실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극적 반전이나 소름이 돋을 것 같은 명연기보다는 좀더 감수성을 건드리는 약간 오글거리면서 진부한 클리쉐와 미화가 더 돋보이는 그런 영화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